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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인생 20년 맞은 주영훈 “음악의 나이는 멈춰…90년대 음악 사랑받는 이유”
2014/04/08

 

416. 현재 이 남자의 이름으로 한국음원저작권협회에 등록돼 있는 곡의 숫자다. 곡 리스트를 훑어보면 1990년대 한국 가요사의 한 획이 보인다. 강수지, 박미경, 심신, 엄정화, 임상아, 터보, 코요태…. 함께 작업한 가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20년을 작곡가로 살아온 그. 주영훈(45) 얘기다.


그가 지난달 25일 그룹 터보의 '트위스트 킹'을 그룹 장미여관의 목소리로 리메이크해 발표했다. '주영훈 20주년 기념앨범'의 첫 걸음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의 작곡 인생을 돌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최근 주영훈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작업실에서 만났다.

“왜 음반을 ‘앨범’이라 부르는지 알게 됐어요. 돌잔치, 초등학교 졸업, 대학교 입학. 사진 앨범 한 장 한 장을 넘겨보듯 지나간 시간들을 추억하는 힘이 음악에도 있으니까요.”

‘트위스트 킹’을 부른 장미여관과의 인연은 그들이 유명세를 타기 전 시작됐다. KBS 서바이벌 프로그램 ‘탑밴드 2’에 나왔을 때부터 눈여겨봤다고. 댄스곡이었던 ‘트위스트 킹’은 리드미컬한 선율 위로 육중완의 묵직한 보컬이 돋보이게 재탄생됐다.

“요즘엔 장미여관의 인기에 업혀 가려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들어요. 그룹 이미지랑 잘 어울려서 부탁했는데 지금 러브콜을 했으면 어려웠을 수도 있겠죠. 제가 운이 좋네요.”

올해 말까지 그는 매달 한 곡씩 자신의 히트곡을 새로운 가수들과 함께 재해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후배 울랄라 세션, 소향, 코요태 멤버 신지 등이 참여한다. 연말엔 모아진 10곡으로 앨범을 발매한다.

지난 20년간의 작업 중 기억에 남는 곡으로 임상아의 ‘뮤지컬’을 꼽았다. 당시 발라드 가수로 데뷔를 앞둔 임상아는 함께 작업하던 주영훈에게 앨범 수록곡 한 곡이 빈다며 경쾌한 노래를 한 곡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임상아는 그 때 당시 녹음을 앞두고 제작자들과 뮤지컬 배우로 살고 싶다는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 얘기를 옆에서 듣는 순간 앉은 자리에서 멜로디가 떠올랐고 곡이 완성됐다고. 처음 정해진 발라드 타이틀곡이 어색하다며 결국 임상아는 ‘뮤지컬’로 활동을 시작했고 반응이이 왔다. 메가 히트곡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또 “저작권료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곡은 엄정화의 ‘페스티벌’”이라며 “선거 때마다 쓰이면서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뮤지컬’이나 ‘페스티벌’은 리메이크 되지 않는다. “원곡 이상의 느낌을 주지 못할 것 같다”는 게 그 이유다.

최근 각종 TV프로그램에선 90년대 음악이 자주 불린다. 그 시절 감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주영훈은 “편곡쇼처럼 바뀐 측면도 있다. 원곡의 감성을 잘 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둔 것도 원곡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 가요계는 아티스트를 먼저 보고 음악을 듣는 시대”라며 “부르는 사람이 이슈가 돼야 노래가 뜬다. 제작자들은 음악에도 신경쓰지만 무슨 이슈를 만들까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다양한 음악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꿈도 내비쳤다. 최근 만화주제곡, 영화음악과 종교음악 등을 만들고 있는 것도 새로운 시도다. “지금까진 나무를 봤다면 이젠 더 큰 숲을 바라보고 있다”며 “자유롭게 다양한 사람들과 장르와 세대를 넘어서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주영훈은 지난해 12월에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인 ‘컴패션’ 후원자들로 결성된 자원봉사 공연모임 ‘컴패션 밴드’의 일원으로 2집 앨범 ‘그의 열매’를 내놨다. 앨범의 수익금은 전액 후원으로 쓰여진다. 이 작업을 통해 그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음악의 힘을 깨달았던 작업”이라고 말했다.

“음악의 나이는 멈추는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보다 멈춰진 시간 안에 살면서 추억에 잠기게 돼요. 90년대 음악이 다시 불려지는 것도 같은 이유겠죠.”

글=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사진=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