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친구들

배우 김성오·김혜은·정석용·이인혜가 JTBC 금토극 '우아한 친구들'의 감칠맛을 높이고 있다. 이들 덕분에 극 전반에 깔린 미스터리 요소로 피로함을 느낄 틈이 없다. 중년 부부의 일상이 코믹스럽게 표현되며 웃음을 전해주는 포인트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 때론 시원한 웃음을, 때론 묵직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하드캐리하고 있는 네 사람의 존재감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우아한 친구들'

먼저 김성오(조형우)·김혜은(강경자) 부부는 에로영화를 찍다 눈이 맞은 감독과 배우 사이. 걸 크러시한 매력이 가득한 연상 누나에게 반한 김성오는 철이 들지 않은 남편. 김혜은 곁에서 어리광을 부리다가 따끔한 조언과 잔소리를 듣곤 조용해지는 스타일이다. 그 모습이 배꼽을 잡는다. 

'우아한 친구들'

김혜은은 겉으로 강해 보이지만 속은 여리디 여리다. 잔정 많은 스타일이다. 남편 김성오를 쥐락펴락하지만 남편의 기를 살려줄 땐 누구보다 화끈하다. 모성애 가득한 모습으로 남편을 품어주고 주변 이웃들까지 보듬어준다. 송윤아(남정해)가 엄마 기일날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 때 따뜻하게 안아주며 "엄마는 늘 언제가 보고 싶은 것"이라고 위로를 건넸다. '믿고 보는 맏언니'의 매력으로 호감 지수를 높이고 있다.

'우아한 친구들'

정석용(박춘복)은 김성오와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절친 사이. '불사조' 멤버들 중 가장 어리바리하면서도 순진무구한 매력의 소유자다. 친구들에게 놀림당하기 일쑤지만 꿋꿋하게 자기만의 길을 걸어간다. 가장으로서 무거운 짐을 지고 생계를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 찌든 일상이 짠한 마음을 불러오곤 한다. 하지만 띠동갑 내기 아내 앞에선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아내 이인혜(유은실)와 딸의 애교 앞에서 그저 웃음으로 화답하는 정석용이다. 이인혜는 통통 튀는 귀여움이 여느 불사조 멤버들의 아내와 다른 모습이다. 남편에 대한 무한 사랑을 보여준다. 이인혜의 연기 변신이 눈에 띈다. 철이 덜 든 '남편 바보'의 모습이 사랑스럽고 귀엽게 다가온다.

'우아한 친구들'은 방송 초반 이태환(주강산)이 사망하면서 사망과 관련한 미스터리한 비밀을 추적하는 모습이 담겼다. 여전히 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중년의 일상이 조금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네 사람의 역할이 시청자의 눈길을 더욱 사로잡게 된 것. 김성오와 김혜은 그리고 정석용과 이인혜가 중년 부부의 유쾌함과 짠함을 동시에 선사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송현욱 PD는 "'우아한 친구들'은 40대 남성들의 희로애락과 미스터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중년이 된 남성들의 일상과 심리 묘사가 비중 있게 다뤄지고 남녀 등장인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는 점이 특별했다"면서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상의 활력 또한 찾기 힘들다. 때로는 포복절도할 정도의 코믹함으로, 때로는 부부와 친구들의 절절한 멜로로, 누구도 믿지 못하는 가슴 졸이는 긴장감으로, 끝까지 범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로 찾아가겠다"라고 전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